책&영화

오 자히르/파울로 코엘료

서정의 공간 2014. 5. 1. 21:51

 

 

 

 

 

<O Zahir>, 파울로 코엘료, 2005년

 

 

 

 

 두 번째 읽었다. 작가가 2004년 1월부터 6월까지 세계 곳곳을 두루 여행하며 썼다는 책이다.

<당나귀의 지혜>에서처럼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만리장성과 책들>의 저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따르면 '자히르'는 이슬람 전통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 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어떤

사물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일 수도, 광기일 수도 있다.

 

나는 <찢어버린 시간, 꿰멜 시간>을 쓴 작중 작가다. 나의 아내가 어느날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녀 이전에도 사랑한 여자들이 있지만 그녀만큼 나를 나이게 하는 여자는 없다. 그녀는 나의

아내로 이름은 에스테르다. 종군기자며 서른 살, 국제언론인상을 수상했다. 그녀와 함께 있었을

유일한 남자, 이름은 미하일. 이름 밖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인물이다. 그녀는 내가 자신으로부터

지극히 무관심해졌다는 느낌을 오래전부터 느낀다. 이를 회복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은 그를 변화시키고

끝내 그녀를 찾아나선다.

 사막의 유목민 촌에서 천을 짜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그녀를 상봉하는 순간 그녀는 자신이 쓴 책의

한 구절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리하여 지혜로운 페르시아 현자의 말대로, 사랑은 아무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 질병이다. 그 병에

걸린 사람은 나으려고 애쓰지 않으며, 사랑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지유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녀가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수많은 방식으로 당신을 기다렸어." 그녀가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우리의 말다툼이 그리웠어."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