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태국편

1.여름 방콕을 읽다-암파와 수상 시장과 메콩강 보트 투어

서정의 공간 2018. 7. 1. 17:11





여름 방콕을 읽다

-암파와 수상 시장과 메콩강 보트 투어

-매클롱 철길시장을 지나는 기차

-아유타야 역사공원 머리 잘린 불상, 아유타야 국수

-톤부리 창추이 비행기마켓의 공간예술, 아트, 옛것

 

                                                            

 

여행할 때 날씨정보는 필히 챙겨야 한다. 방콕은 연중 덥다. 최저기온이 20°를 웃돌고 최고기온은 35°에 이른다. 우리와 다르게 사월 기온이 가장 높다. 5월부터 10월까지 강수량이 급증해 비에 대비하라고 여행 정보에서 강조한다.

615, 방콕으로 출발하기 전에 검색한 그곳 주간 날씨는 26°~31° 정도. 최고기온에 육박하지는 않았지만 날마다 소나기 또는 낙뢰라고 나온다. 입을 옷을 고심하고 비를 대비했다. 그러나 막상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내렸을 때 하늘은 구름 없이 맑고 쨍쨍했다. 며칠 머무는 동안에도 잠깐 흐리기만 했을 뿐, 대부분 뜨거운 볕이 사우나 안처럼 전신을 휘감았다. 소나기는 밤에만 내리는지 아침엔 땅이 젖어있 곤 했다.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 때문에 여행에 차질을 빚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태국 중부 지역 여행은 암파와 수상시장과 메콩강 보트 투어, 매클롱 철길시장과 기차, 아유타와 역사공원 사원과 불상으로 요약된다. 또 하나, 톤부리 지역에 최근 생긴 젊은 공간 창추이 마켓을 추가한다. 이 외 역사유적과 쇼핑센터, 마사지, 음식 등 열거할 게 많다.

방콕 외곽에 위치한 이곳에 공통점이 있다. 현지 주민 삶 속에 역사가 현존하며 그 현재가 역사를 만들고 내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가장 전통적인 것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이자 색깔일 것이다. 복잡한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토속의 편안함을 찾아 위안을 얻고 싶어 한다.







 

 

암파와 수상시장과 메콩강 보트 투어

이곳은 오래된 태국 특유의 재래시장이다. 운하에 기둥을 내리고 판자촌을 방불케 하는 수상 가옥이 즐비하다. 수상시장이 강을 사이에 두고 길에 이어졌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태국 음식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더운 공기에 섞여 훅 끼친다. 시장은 금··일요일에만 열린다. 우리가 간 날이 금요일 오후였으니 시기를 잘 택한 거다.

방콕 공항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두 시간 반가량이 소요됐다. 평소보다 한 시간여 더 걸렸다는 말이다. 방콕 차량정체는 부산 출퇴근 시간대의 정체 구간이 무색할 정도다. 사방으로 뻗친 도로망에 갇힌 차량만 해도 수백 대는 되겠다. 시장이 눈앞인 NaNon 호텔에 짐을 풀고 시장 구경에 나선다.

 

메콩강은 폭우가 내린 후처럼 황톳빛이다. 이따금 뿌리 뽑힌 수생식물이 둥둥 떠다닌다. 그런 강 위로 손님을 태운 작은 나무 보트가 사공을 따라서 오간다. 폭이 십여m쯤 될까 싶은 운하를 사이에 두고 촘촘히 들어선 가게들. 환경에 최적화된 현지 시장 문화가 이색적이지만 정겹다. 몰려든 여행객과 현지 서민의 삶이 어우러져 수상시장은 붐빈다.

현지인들은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노천 테이블에서 예사로 음식을 먹는다. 일명 굴비라 부른다는, 전어처럼 생긴 생선이 반찬용으로 또는 먹을거리의 주류품목인 듯하다. 구워서 팔고, 한 마리씩 포장해서도 판다. 사탕수수가 원료라는 덩어리로 된 원당도 처음 접했다. 사탕수수가 원료라고. 당분이 설탕보다 현저하게 낮다는데 살 걸 하고 뒤늦게 후회한다.

해가 이울 무렵 보트 투어에 나선다. 십여 명을 태운 보트는 운하를 따라 느리게 달린다. 어두워지는 운하 주변으로 열대수가 스치고, 자연 강바람이 비단결처럼 얼굴을 간질인다. 이따금 리조트나 민가의 불빛이 깜빡일 뿐 강변은 호젓하다. 시골에서도 사라져가는 반딧불이는 유독 맹그로브 나무에서만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인다. 환경이 그만큼 깨끗하다는 증거일 터. 이런 환경이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카메라도 꺼둔다. 고향 들길에 떼 지어 길 밝혀 주던 반딧불을 보니 원시시대로 온 듯 감격스럽다.

한 시간 반가량 물살을 가르는 내내 하, 좋다는 느낌이 충만하다. 시골 고즈넉한 강변 풍광이 휙휙 스치는 동안 이곳의 푸른 자연 냄새를 맡는다. 감상하며 발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라니. 발마사지 비용은 만 원가량으로 시간에 따라 다르다. 보트를 5인이 전세 낼 경우 4천 밧으로 14만 원가량, 해거름 녘 보트를 타고 메콩강 원시의 편안함속으로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오전 아홉 시 경이면 가게는 영업 준비로 분주하다. 밤 열 시쯤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