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우포

우포의 사계

서정의 공간 2006. 11. 10. 07:48

 

 

우포의 사계

 



2006.4.30

 2006.4.2

 

봄이 기웃대는 사월, 터질 것 같던 겨울의 잉잉거림이

돌돌  물결로 밀려든다.

오래된 습관처럼 불쑥 가방을 싸던 그  느닷없음으로

나는 지금 우포에 있다.

 

동심처럼 해맑은 태초의 땅,

휘늘어질 왕버들 가지에 지천으로 흐드러질 자운영 밭에

성급한 내 맘처럼 성큼성큼 물이 오르고 있다.

봄이 오는 말간 길목에는

뜬금없이 이곳에 있고 싶다.

 

서성이는 바람에 휘감겨 그 붉은 황토 바닥이

봄바람에 들쑤셔진 내 안처럼 자글거릴,

봄이 기웃대는 사월에는 우포에 있고 싶다.

 2006.04.02 우포에서

 

 

우포늪 입구

 

  2006.10.17

 2005.1.28

 

쪽지벌 가는 길 



가던 길, 돌아올 수 없는 길

되돌아서기엔 너무 멀리 간 길

이따금 막막한 길

그래도 가고 싶은 길 

우리 둘이 나란히 가고 싶은 길



쪽지벌

   청보리 흰제비꽃 왕버들 이삭사초

발 닿는 곳마다 봄기운 충만 하다

   흰나비 노랑나비 다정도 하건마는

지난 겨울 동행했던 친구는 없네

봄인가  설레던 마음 겨울인 듯 추웠네

 

목포늪 입구 왕버들

 

 

 

        

수억년의 전설이 꼬물거리는 곳

물에 잠긴 산이 마음의 눈으로만 보이는 곳

우포에서는

그 모든 것을 마주하고도

마주한 그것이 그립다.

 

2006.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