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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스크랩] 영화 <남과 여> 이야기

by 서정의 공간 2016. 4. 7.

 

 

****남자와 여자가 운명적으로 만나

뜨겁게 빠져들지만, 결국 현실이라는 장벽에 부딪히는

현 시대의 이야기,

영상이 무척 아름다운...***

 

 

 

 

 

 

 

 

 

 

 

 

 

 

 

 

 

 

 

 

 

 

 

 

 

 

 

 

 

 

 

 

 

 

 

 

낯선 땅 핀란드에서 우연히 만난 상민(전도연)과 기홍(공유)은 서로에게 맥없이 빠져든다. 그리고 그들은 서울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재회한다. 그럼 이제 이 남자와 이 여자는 어떻게 되는 걸까. 멜로극의 주인공으로 만나 처음 호흡을 맞춘 전도연과 공유에게 <남과 여> 속 남자와 여자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멜로 장르에서 어쩌면 감독보다 더 의지하게 되는 게 상대배우다. 전도연 선배와 함께한다면 내가 인위적으로 뭘 더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레 기홍의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공유,

 “나는 감정이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공유는 따뜻하면서도 한순간 차분해지는 면이 있다. 촬영하면서 그런 게 되게 부러워지는 순간이 있었다”는 전도연.

서로의 좋은 면면에 의지해 <남과 여>를 완성했다. 

 

 

<남과 여>에서 전도연이 연기한 상민 역시도 사랑 앞에 무력하다. 전도연은 “연기한 역할 중 가장 정적인 캐릭터”라고 말하며 상민을 쉽게 속을 읽을 수 없는 여자라고 말한다. “상민은 삶에 소극적이고 표현하기보다는 안에 담고 있는 게 더 많은 여자다. 차갑고 건조해 보이기까지 한. 인간 전도연과는 성향적으로 많이 달랐다. (<멋진 하루>(2008)와 <남과 여>를 함께 작업한 이윤기 감독은 전도연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불같은 열정을 지닌 배우’라고 일러준다.) 그런 상민이 되게 매력적으로 보이더라.”

 

상민은 디자인숍을 운영하며, 남편은 정신과 전문의다. 자폐증 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아이에게 집착”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아이의 치료차 방문한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그녀는 불현듯 기홍(공유)이라는 유부남과 맞닥뜨린다. 그것을 사랑의 순간이라고 말해도 좋다.

 

“예기치 못한 사고 같은 만남이다. 누구나 한번쯤 예상 밖의 사랑을 꿈꾸지 않나. 핀란드에서의 만남은 상민에게 판타지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국에서 기홍과 재회했을 때 상민은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전도연은 <남과 여>를 제안받고 어떻게든 상민을 외면해보려 한 때가 있었다. “<하녀>(2010) 촬영 때부터 접한 작품이었다. 이윤기 감독님의 영화적 정서를 지지하지만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아 두세번 고사했다. (기혼 남녀의 사랑이라는 데) 관객이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고 상민을 연기할 때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아 보였다. 나 자신, 관객에게 상민의 감정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의 문제도 있었고. 그런데 아무리 밀어내도 자꾸 시나리오가 내 옆에 와 있더라. 운명적인 끌림이었다.”

 

푸념과 걱정을 뒤섞어내도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전도연이라면 늘 그래왔듯, 야물딱지게 다 해보일 것이라고.

“드라마를 할 것 같다. CF모델로 시작해 TV드라마로 데뷔했던 내게 드라마는 해야 할 숙제였다. 내가 힘든 작품을 즐겨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니다. 드라마에서조차 영화처럼 힘든 역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 말을 힌트 삼아 그녀의 시도가 어디로 향할지를 가늠해본다.

“인물의 감정보다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보면 배우는 좀더 소모적으로 쓰일 수 있다. 그때조차도 내가 아직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뭘까를 고민하며 연기해야겠지. 아직 못 해본 이야기가 너무 많다.”

여전히가 아니다. 전도연은 그렇게 끝없이 사랑 앞에서, 영화 안에서 뜨거워지고 싶다.



[씨네21 = 글:이화정 / 사진:백종헌]

 

 

 
출처 : 수필과비평 작가회의
글쓴이 : 김나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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