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13 [책과 인연]『연금술사』에서 『오 자히르』까지 [책과 인연] 『연금술사』에서 『오 자히르』까지 김나현 브라질의 신비주의 작가, 극작가, 연극연출가, 저널리스트, 대중가요 작사가…, 『오 자히르』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앞에 붙는 호칭이다. 이 작가를 『연금술사』로 처음 만났다. 양치기 산티아고가 진정한 보물(자아)을 찾아가는 성장소설,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증언하는 책 ‘연금술사’는 그와 그의 영성을 만나는 통로가 돼주었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다. 겨울바람은 뺨 위를 흐르는 내 눈물을 얼렸고, 얼음처럼 강물 속으로 떨어지는 눈물은 나를 두고 강물과 함께 흘러갔다.’ 이런 문장에 홀려 하바롭스크에서 아무르강을 굽어보며 읽은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성性에 성聖스러움이 담길 수 있는가, 그 성스러움에 다가가.. 2024. 4. 5. 촌감단상-찐쌀 세대 팝콘 세대 촌감단상 찐쌀 세대 팝콘 세대 김나현 주걱을 갖다 대는 순간 탄식이 새어 나온다. 또 질다. 떡밥이다. 몇십 년간 해 온 밥이건만 아직도 진밥과 된밥을 오간다. 진밥을 한 솥 해놓고 누구에게 불평할 수도 없다. 다 먹을 때까지 툴툴댈 수밖에는. 친정 노모는 진밥을 선호하신다. 지금 생각해보면 젊었을 적부터 틀니를 해 미각을 잃었고, 음식을 씹는 일이 불편하셨던 게다. 진밥은 어머니처럼 나이 든 세대가 좋아한다고 멋대로 인식해 왔다. 한데 젊은 딸도 진밥이 좋다고 말하는 걸 듣고 진밥 선호 여부로 세대를 가름한 판단 오류를 바로잡았다. 눈앞에서 확연한 세대 차이를 본 적 있다. 연령대가 다양한 문우 몇 명과 영화를 보러 갔을 때다. 나이 차이가 나 봐야 쉰을 다 넘어선, 조금 더 먹고 덜 먹은 정도로 지긋.. 2020. 6. 7. 감성터치-내일 찍을 사진이 있기에 내일 찍을 사진이 있기에 김나현(수필가, 여행작가) 한 사진작가의 인상 깊은 말이 있다. ‘내일 찍을 사진’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묘하게 희망을 준다. 프랑스 태생 사진작가 마크 리부는 지상 300m가 넘는 에펠탑을 색칠하는 ‘에펠탑의 페인트공’을 찍은 작가로 잘 알려졌다. 그에게 .. 2020. 2. 7. 달집은 소망을 싣고 달집은 소망을 싣고 김나현(수필가) “맨 위쪽으로 걸어 주이소.” “높은 데에 잘 달아 주이소.” “잘 타게, 나무 뒤쪽으로 걸어 주이소.” 오는 이마다 같은 부탁을 한다. 저마다 표정이 간절하다. 진행요원은 일일이 가장 높은 데에 달아 주마고 걱정하지 말고 가시란다. 대보름 달집.. 2019. 2. 19. 감성터치-가을 터널을 지나는 중 국제신문 오피니언 감성터치 7차, 2018.11.12 가을 터널을 지나는 중 김나현 읽던 책을 챙겨 기차를 탔다. 들고 있는 책을 마저 읽으려고 완행열차를 탔다는 어느 소설 속 문장에서처럼. 경주 통일전 앞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러 가는 길이다. 순천 바람을 싣고 온 기차에 앉아 책을 펼치고선 .. 2018. 11. 17. 겸상의 추억 부산수필문예 2017/제29호 겸상의 추억 분명 만장輓章이다. 큰집 높다란 담 안쪽으로 불긋불긋한 깃발이 단풍처럼 나부낀다. 담장 안쪽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말인지. 오겠다는 기별 없이 찾아온 고향 마을 앞에서 선뜻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큰집 담장만 올려다보고 섰다. .. 2017. 10. 2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