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현 수필집 모두 보기: www.aladin.co.kr/author/wauthor_product.aspx?AuthorSearch=@1689488
책소개
수필가로, 여행작가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오고 있는 김나현 작가가 세심하게 마음을 담은 여행사진산문집을 펴냈다. "사진은 시간 속에서 멈춰 있지만, 실제 그곳에 머무는 시간은 늘 움직이는 진행형이다" " 여행에서 돌아오니 사람이 남았다" 이 두 문장으로 책을 열고 있는 작가는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요즘 독자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을 공유함으로 마음 따뜻한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무섬, 모하비사막, 하바롭스크에서 도쿄, 화포, 안동까지 32곳의 공간을 구성하는 돌, 모래, 물 하나하나와 함께 시간을 구성하는 말 소리, 글 소리, 마음 소리를 사진과 글에 담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목차
열며
여름- 두고 온 시간
두고 온 시간, 무섬 ― 022
건초더미 덤블링트리처럼, 모하비사막 ― 024
아무르강에 타는 노을, 하바롭스크 ― 030
팸 투어 1. 푸른 사색四色에 빠지다, 푸껫 ― 038
팸 투어 2. 자유여행의 성지, 방콕 ― 050
앙코르 유적보다 톤레사프, 씨엠립 ― 064
삼벽당三碧堂 가는 길, 영덕 ― 070
사라지는 철길을 따라, 동해남부선 ― 078
겨울- 설국에서 띄우는 편지
살얼음이 품은 꿈, 우포 ― 096
수도원의 오래된 향기, 메테오라 ― 098
폐허를 지키는 파르테논, 아크로폴리스 ― 110
문장을 따라간 설국의 고장, 에치코유자와 ― 120
글루미 선데이로 남은, 부다페스트 ― 130
한옥마을에 눈발 내리고, 전주 ― 138
해묵은 추억을 더듬네, 모화 ― 144더보기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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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3 찾아올 수 있겠냐고, 전화기 너머에서 물었겠지.
찾아가겠습니다.
발끝이 기억해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여자가 또렷하게 답한다. 그 말에 흘낏,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발끝이 찾아갈 거라고 말하는 여자의 얼굴이 궁금해서. 오래전 가 본 길을 발끝이 기억해서 따라가겠다는 말. 아무나 쉽게 하지 ... 더보기P. 23 찾아올 수 있겠냐고, 전화기 너머에서 물었겠지.
찾아가겠습니다.
발끝이 기억해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여자가 또렷하게 답한다. 그 말에 흘낏,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발끝이 찾아갈 거라고 말하는 여자의 얼굴이 궁금해서. 오래전 가 본 길을 발끝이 기억해서 따라가겠다는 말.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하는 ‘발끝’이란 말에 밑줄을 죽 긋는다. 내 발끝이 기억하는 어딘가는 어디일까를 생각하며.
- <두고 온 시간 - 무섬>중에서 접기 -
P. 37 강변공원 성모승천성당 앞 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아무르강에 다다른다. 계단 아래쪽에서 보면 교회 지붕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듯 보여 이 계단을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른다.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저녁 무렵 성당 청색 지붕이 석양빛을 받아 시리도록 푸르다. 이 계단을 목줄 풀린 강아지처럼 오르내렸다. 다친 다리는 욱신욱신 아프고 ... 더보기
P. 37 강변공원 성모승천성당 앞 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아무르강에 다다른다. 계단 아래쪽에서 보면 교회 지붕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듯 보여 이 계단을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른다.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저녁 무렵 성당 청색 지붕이 석양빛을 받아 시리도록 푸르다. 이 계단을 목줄 풀린 강아지처럼 오르내렸다. 다친 다리는 욱신욱신 아프고 날은 어둑해졌다. 덩그러니 홀로 남자 무서움에 울음이 덜컥터지기 직전이다. 기껏 3분여 거리에 있는 숙소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해 머릿속이 하얘진 탓이다.
하나라도 놓칠까 동동대던 그 강변, 바람의 감촉, 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 저물녘 도시의 실루엣, 솜뭉치 같은 뭉게구름이 녹색 초원 위로 하얗게 뜬 비행기 창 밖 풍광이 눈에 선연하다.
바람에 씻긴 환한 얼굴로 여행에서 돌아왔다. 다친 부위 엑스레이를 찍고 깁스도 했다. 오금에 고인 시퍼런 멍은 침으로 뽑아냈다. 이렇게 여행은 여행이 끝나고도 일상으로 이어진다. 매순간 쓰기를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는 필라를 떠올리며 가슴을 발갛게 물들인 그곳 석양이 다 사위기 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 <아무르강에 타는 노을 - 하바롭스크>중에서 접기 -
P. 74 오백 년 종가 마을에 밤이 깊어간다. 안주인이 챙겨준 자리끼를 윗목으로 밀어놓고 툇마루로 조용히 나갔다. 유서 깃든 마을에 뜬 별을 보려 함이다. 사는 사람은 바뀌어도 마을을 한결같이 지켜보았을 별. 별들의 시간 속에 특별한 하루를 담는다. 세월이 지나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나가는 거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여행이란, ... 더보기P. 74 오백 년 종가 마을에 밤이 깊어간다. 안주인이 챙겨준 자리끼를 윗목으로 밀어놓고 툇마루로 조용히 나갔다. 유서 깃든 마을에 뜬 별을 보려 함이다. 사는 사람은 바뀌어도 마을을 한결같이 지켜보았을 별. 별들의 시간 속에 특별한 하루를 담는다. 세월이 지나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나가는 거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여행이란, 세계라는 책 중 한 페이지를 읽는 것이라지. 바다가 길을 안내하는 블루로드도, 삼벽당 한 페이지도 잘 읽었다. 이 푸른 기운으로 한 달은 기운차겠다.
- <삼벽당 가는 길-영덕>중에서 접기 -
P. 140 한눈이 내리면 눈 입자가 소음을 흡수해 사위가 먹먹하다. 어느새 마음속 눈이 녹지 않는 아련한 시간 속으로 침잠한다. 눈이 없다면 세상은 음악이 없는 세상처럼 심심하다거나, 으레 받아야 할 축복을 받지 못하는 기분이지 않을까. 하늘이 지상을 정화하려 뿌리는 꽃잎 같은 눈은 곤궁한 삶의 실태에도 잠깐 눈꽃을 피운다. 비록 곧 녹아내... 더보기
P. 140 한눈이 내리면 눈 입자가 소음을 흡수해 사위가 먹먹하다. 어느새 마음속 눈이 녹지 않는 아련한 시간 속으로 침잠한다. 눈이 없다면 세상은 음악이 없는 세상처럼 심심하다거나, 으레 받아야 할 축복을 받지 못하는 기분이지 않을까. 하늘이 지상을 정화하려 뿌리는 꽃잎 같은 눈은 곤궁한 삶의 실태에도 잠깐 눈꽃을 피운다. 비록 곧 녹아내릴 찰나의 꽃일지라도 가없는 꿈을 꾸게 한다.
하룻밤 사이 한옥마을은 새로 생겨난 작은 고을이었다. 하늘은 눈을 매개로 모의하여서 마을을 밤새 새하얀 궁전으로 변신시켰다. 전통과 풍류가 공존하는 한옥마을이 펼친 설경에 반 넋이 나갔다. 추위에 옹크리기는커녕 고삐 풀린 송아지처럼 눈밭을 쏘다녔다. 쏟아지는 눈사태에 주민들은 큰 빗자루로 연신 집 앞을 쓸며 입김을 내뿜었다.
- <한옥마을에 눈발 내리고-전주>중에서 접기 -
P. 147 그곳에는 한 추억이 묻혔다. 모화라는 말을 떠올리면 경주시 외동읍 모화, 소설 「무녀도」의 주인공 무당 모화, 자동차로 모화 근처쯤을 지날 때 ‘같이 죽을까?’라고 한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 사람이 엮여 회상된다. 눈 이불을 덮고서 산수화의 극치를 보인 모화 어디쯤은 숨 막힐 듯 고요했다. 느닷없이 죽자던, 본심은 아니었... 더보기
P. 147 그곳에는 한 추억이 묻혔다. 모화라는 말을 떠올리면 경주시 외동읍 모화, 소설 「무녀도」의 주인공 무당 모화, 자동차로 모화 근처쯤을 지날 때 ‘같이 죽을까?’라고 한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 사람이 엮여 회상된다. 눈 이불을 덮고서 산수화의 극치를 보인 모화 어디쯤은 숨 막힐 듯 고요했다. 느닷없이 죽자던, 본심은 아니었겠지만 고즈넉이 눈 덮인 정경은 불쑥 죽음을 떠올리게 했던 것 같다. 그 겨울 이후 모화는 늘 한적한 시골 설경으로 회상된다.
- <해묵은 추억을 더듬네-모화>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저자 및 역자소개
김나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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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창에서 출생했다. 2004년 『수필과비평』, 2014년 『여행문화』로 신인상을 받았다. 경북포토에세이 공모전, 국토해양부 해안감상 사진공모전에서 입선했으며, 사진 그룹 ‘나인’ 동인으로 공동전시회에 다수 참여했다.
수필집 『바람의 말』 『화색이 돌다』 『다독이는 시간』과 수필선집 『풍경 한 폭』을 펴냈고, 수필과비평문학상, 정과정문학상, 문정수필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2020년 현재 『월간부산』 편집기자이며 계간 『여행문화』, 국제신문 ‘감성터치’ 필진으로 있다.
- 수상 : 2016년 수필과비평문학상
- 최근작 : <비가 와도 좋았어>,<화색이 돌다>,<바람의 말> … 총 3종 (모두 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여름, 겨울, 가을 그리고 봄.
사진과 함께 찾아오는 움직이는 기억, 머물던 시간.
32 곳의 아름다운 사진과 기억을 담은 여행산문집!
수필가로, 여행작가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오고 있는 작가가 세심하게 마음을 담은 여행사진산문집을 펴냈다.
“사진은 시간 속에서 멈춰 있지만, 실제 그곳에 머무는 시간은 늘 움직이는 진행형이다”,
“여행에서 돌아오니 사람이 남았다”
이 두 문장으로 책을 열고 있는 작가는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요즘 독자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을 공유함으로 마음 따뜻한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무섬, 모하비사막, 하바롭스크에서 도쿄, 화포, 안동까지 32곳의 공간을 구성하는 돌, 모래, 물 하나하나와 함께 시간을 구성하는 말 소리, 글 소리, 마음 소리를 사진과 글에 담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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