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입원하여 금식치료를 했던 친구의 남편을 만났다.
나현이라는 이름을 노상 입에 달고 사는 친구, 그 남편 왈
'당신 친구는 퇴원했는데도 집에도 한 번 안 와보나'
'당신 친구 얼굴 한 번 보기 힘들다' 라고 말하더라는 친구의 말에
'그럼 이번 주 토요일에 갈게'

흰붓꽃:붓꽃보다도 앞의 이끼가 더 예뻐요.
더 미룰 것도 없이
사진으로만 보았던 친구의 남편을 선보러 가는 날
친구에게 퇴원 축하 꽃을 못 사준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가는 길에 후리지아 꽃 한다발 사서 미리 가서 동동거리며 기다리는데
중후한 승용차가 아닌 튼튼한 무쏘가 한 대 서더니
사진에서보다 훨씬 젊고 잘 생긴 아저씨 옆에서 친구가 환하게 반긴다.

천상화: 얼마나 예뻤으면 이름도 천상화일까요^^
친구는 뒷전이고 그녀의 남편을 보며
'손이 차가운데...'하며 선뜻 내 손을 내 민다. 거기다 한마디 한다.
'어머, 짧은 머리는 제 스타일인데예'

청화국
달맞이 언덕, 오륙도가 보이는 확 트인 바다를 창밖으로 보면서
맛난 점심을 먹었다. 장산에 오르려던 걸 시간상 포기하고
그녀 집에 가서 따끈한 커피를 마셨다.

또래기: 자잘한 것이 이름과 걸맞는다는 생각.
마침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여서
커피2 프림2 설탕2 로 조제해서 그녀의 남편과 마시는 다방 커피의 맛이
입에 착 감긴다.
가져간 후리지아를 친구는 화병에 꽂아 식탁에 올린다. 후리지아향이
자욱히 피어난다.

거미바위솔: 저 봉오리를 하나씩 따서 심으면 그대로 뿌리를 내린다네요.
틈을 비집고 올라온 이끼가 예뻐요.
집을 나서는 길에는
그보다 큰 선물 꾸러미가 손에 들려진다. 늘 그렇다.
그 재미로 난 그 친구집에 간다. ^^

화태떡쑥:에델바이스나 약쑥 비슷하게 생겼어요.
오늘 우리 만남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야생화를 보러 가는 일, 그것이었다.
한 눈에 찾은 풀꽃농원에 들어서자 우리는 환호부터 질렀다.

재설초
'어머 너무 예쁘다...얘 이리 좀 와 봐..어머..이름이 뭐예요?'
주인 아저씨, 아마 정신이 없었을 게다.
똑 같은 걸로 두 개 씩을 고르고 골랐다.
'고마워요. 여자 둘에게 이런 행복을 주셔서요'라고 그녀의 남편에게
인사도 잊지 않는다.

미니송엽국: 계속 저렇게 작고 예쁜 꽃이 올라온다는데 맘이 동하여..
차 트렁크에 친구와 내 몫으로 정해진 야생화를 싣고 오며 정말 행복했다.
동네까지 바래다 준 그녀 남편 차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빨리 예쁜 분으로 갈아줘야지...
보고 또 보며 녀석들이 예뻐 죽을 지경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쟤들의 안부를 묻는다.
'잘 있었니?'라고.
제 살 곳을 떠나 와 낯선 곳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 해야 할텐데.
하지만 걱정말아라. 오며가며 너희들 잘 보살펴줄테니.
에미의 심정으로 거두어줄테니.
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김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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