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에 가면/조운
산에 가면
나는 좋더라
바다에 가면
나는 좋더라
님하고 가면
더 좋을네라만!

*억새도 이미 가을을 지나 겨울로 치닫고 있었다.

혼자 가는 여행/ 김재진
가을에는 모든 것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가을의 불붙는 몸에 이끌려
훨훨 벗고 산 속으로 가는 사람을
못 본 척 그대로 떠나보내자.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텅 빈 들판의 바람소리 밟으며
가을에는
빈손으로 길을 나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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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깊으면/김재진
외로움이 깊으면 가을도 깊어간다.
수면에 떨어뜨린 눈물만큼
낙엽이 쌓이면 가을도 깊어간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저
번뇌의 강안江岸에 매어놓은 빈 배
묶여 있는 배를 풀어 강 건너는
오랜 내 외로움의 쌓여가는 낙엽
수심 어린 표정으로 수심 깊어가는
가을이 깊으면 외로움도 따라 깊다.

군사상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다던 봉수대에 오르면 동서남북 부산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멀리 청사포의 쪽빛 바다부터 광안대교의 형형색색의 조명이 잘 보이는 곳으로, 이 곳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 받고 있다.
봄의 벚꽃길도 좋더라만
갈바람이 청명한 이 즈음엔 스산한 마음 부려놓게 한다.

저 해가 산 아래로 빠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오십 평생에 일몰의 광경을
처음 보았다며 폴짝폴짝 뛰며 감격하는 한 사람,
나도 저 벌건 해가 땅 아래로 쑤욱, 쑥 내려가다 드디어 마지막 꼬리를 슬몃
감추는 황홀한 광경을 처음 봤다. 그러자 산에는 갑자기 어둠이 밀려왔고
우리는 하산을 서둘렀다. 저 산 아래에 밥 짓는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내 집을
향해.
십일월 황령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