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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설국>과 다카한 료칸

by 서정의 공간 2014. 5. 1.

 

 

 

 나카타현 유자와온천 마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집필지가 있다.

죠에츠신칸센 고속열차와 JR국철이 지나는 유자와역과 가라유자와역이 있어

마을을 관통하며 기차가 지난다. 소설 <설국>의 첫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의 국경은 군마현과 니카타현의 접경을 말한다. 그 터널이 마을 입구에

위치했다. 정말로 터널 전과 빠져나온 후의 풍경은 크게 달랐다. 터널 전이 봄이었다면

터널을 빠져나오며 만난 유자와 마을엔 4월임에도 하얀 눈이 지붕 높이로 쌓인 겨울이었다.

마을 뒷산 스키장엔 스키어를 실어나르는 리프트가 연신 오르내리고 스키어가 미끄럼을 탄다.

 

 다카한여관 작가가 집필한 방에 앉아 보았다. 창 전면으로 보이는 설산과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 수시로 지나는 기차며...

 

 여관 자료에 의하면 소설은 다카항 여관에서 1934년~1937년에 걸쳐 집필되었다. 전통여관 다카항을 무대로 도쿄에서 온 무위도식하는 여행자 시마무라와 아들의 약혼녀 고마코 간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내었다. 순간순간 덧없이 타오르는 아름다운 게이샤 고마코의 시마무라를 향한 정열보다도,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한 눈에 덮인 세상이 과연 어떨까 궁금했다. 오래전부터 설국을 꿈꾸었다.

 

 과연 집은 눈에 파묻혀 지붕만 보이고, 적설량을 표시하는 긴 작대기의 어디까지 눈이 쌓였을까 궁금했다. 막연한 꿈을 꾼 지가 언제부터였는지 가마득한데 지금 믿기지 않게도 그 설국에 와있다. 와서 보니 지붕만 빠끔 보이는 게 아니라 지붕은 온통 눈으로 덮여 있다. 설국의 눈을 발로 툭 차보고 손으로 뭉쳐본다. 이곳에 머문 지 오래지 않아 눈은 이곳 풍경으로 익숙해졌다. 이런 눈 덕분에 스키어가 몰려들고 <설국>의 무대는 독자와 문학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문학의 힘은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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