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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마음의 풍경3

소소한 행복

by 서정의 공간 2018. 6. 30.




 

소소한 행복







 

밥 먹을 때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사랑의 기쁨'이 흘러나올 때

갈까 말까 망설이다  뒷산 운동한 후

헐떡대며 수영한 뒤 체지방 빠져나간 듯 개운할 때

오전 아홉시 쯤 거실 창가에 둔 난 화분에 사선으로 빛살이 환히 들이칠 때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시간 속에 있을 때

막 분갈이 한 식물이 거뜬히 생기 머금은 모습 볼 때

애지중지하는 화초에 새싹 돋을 때

더울까 추울까 마를까 습할까 마음 쓴 난 화분에 꽃대가 올라올 때


집안을 대청소해 환한 햇살이 들이쳐도 미세먼지가 보이지 않을 때

딱 알맞은 감촉의 봄바람이 피부를 간지럽게 스칠 때

도자기 가게에서 진열된 도자기를 볼 때

고운 파스텔 색으로 천연염색한 실크스카프나 옷을 볼 때

오동나무 책상 앞에 앉아 그동안 미뤄뒀던 고전산문 읽을 때


두꺼운 책을 다 읽고 책장 덮을 때

한 줄 한 줄 음미할 맛이 있는 멋진 수필 읽을 때

낙엽 냄새 물씬한 푹석한 산길 걸을 때

앙상한 겨울나무 들어찬  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말간 산을 볼 때

내용이 미진한 수필에 딱 맞는 글감을 보충해 글을 완성했을 때


알맞은 굽과 편안한 착용감에 모양까지 맘에 꼭 드는 새 구두 신고 집 나설 때

맘에 드는 모자 사서 벽에 걸어둘 때

체중이 몇 백 그램 줄었을 때

꼭 갖고 싶던 사소한 물건을 가졌을 때

산행한 뒤 시원한 단술 한 모금 들이킬 때

 

  누군가는 삶이 힘들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 보라했다. 그러나 소소한 주변 일상에서 좋다라는 생각이 든 적이 더 많은 것 같다. , 좋다’라는 생각을 어느새 하고 있는 나날이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것 없겠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종일 한가롭게 집안에 있는 심심함의 행복, 이 또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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