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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태국편

푸른 푸껫을 만끽하다-보트투어

by 서정의 공간 2017. 9. 15.




푸른 푸껫을 만끽하다-보트투어



‘럭셔리 보트투어’, 그냥 우아하게 놀면 되는



 


   푸껫에서 보트 투어를 하지 않으면 제대로 놀지 않은 것이다.

집라인 체험 후 개운해진 심신으로 Yacht Haven Phuket Marina로 이동했다.

해안엔 수십 척의 보트가 깃대를 세운 채 빼곡히 정박해 있다. 우리가 탄 배는 ‘Hype 럭셔리 보트클럽’,

해가 쨍쨍한 오후 한 시에 승선해 일몰이 내린 오후 일곱 시에 하선했다.


 구명보트로 갈아타 Rang Yai Island에서 보낸 시간을 빼면 다섯 시간쯤은 되겠다.

보트투어가 생긴 지 2년쯤 되었다고 하니 그 이전에 여행한 이는 누리지 못했을 투어다.

보트 외관과 내부, 화장실도 깨끗하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도 친절하다.

특히, 항해하는 내내 흥겨운 음악을 담당한 DJ는 보트에서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클럽 풍 음악 선곡이 환상이다. 흑인계 서양인으로 보이는 잘생긴 이 남자, 매력 있다.

나도 어느새 발가락을 까딱이고 어깨를 들썩이며 선율을 타고 있다.






  사실 안전문제로 신경이 쓰였다. 파도라도 치면 어쩔까 하고. 한데 사방이 섬으로 둘러쳐

파도가 들어올 틈이 없어 보인다. 큰 호수 같다. 세찬 파도가 칠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구명보트로 이동한 섬은 그야말로 먹고, 놀고, 자고 싶은 무공해의 바다다. 문명에 찌들지 않은

맑은 섬에서 하룻밤 묵고 아침 해안을 산책하고 싶단 생각이 간절하다.

설탕처럼 보드라운 모래가 펼쳐진 랑야이 섬. 해안 따라 놓인 비취 의자엔 비키니 차림의

휴양객이 인생 최고의 휴식을 즐기는 중이다. 그런 느긋함이 부럽지만 나 또한 그 속에 있지 아니한가.

비록 비키니 수영복 차림은 아니지만 말이다.






 처음 보트에 탈 때 신발을 벗어놓았기에 이 해안에는 전부 맨발로 걷는다.

신발이 없는 섬, 랑야이 섬은 문명을 벗어난 섬이었다. 모래알의 감촉을 제대로 체험한 발은

이날 속박에서 해방된 날이다.

보트에서는 그냥 놀면 된다. 갑판에 펴놓은 큰 공기쿠션에서 모르는 외국인과 뒹굴어도 좋다.

이따금 음료며 핑거 푸드, 잔에 소금 바른 럼도 나온다. 지루하다 싶으면 2층 갑판에 올라가

가슴 열고 바다를 품어도 좋을 것이다. 지는 해를 정면으로 향하고 해안으로 돌아가는 시간,

바다에 일몰이 드리우자 사람들은 약속한 듯 그쪽을 향한다. 하루의 마감을 바라보는 감정은

국적에 상관없나 보다. 돌아가 여행 후기를 쓸 목적을 둔 나도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고 숨 고른다. 

 

푸껫에서는 보트투어를 해 볼 것.

섬 속의 섬에 내려 발바닥이 얼얼하도록 모래사장을 걸어볼 것.

카메라 내려놓고 내가 풍경이 되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