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발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우리 것, 김나현 《뿌리 깊은 한국의 전통마을32》
한 걸음 한 걸음 작가의 발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우리의 집과 이웃들

경주 양동마을을 비롯하여 총 32개의 마을을 직접 발품 팔고 마음 안에 끌어안아 쓴 수필을 닮은 여행기다. 기존의 판에 박히고 기술적으로 정리된 여행 안내서와는 달리 한 걸음 한 걸음 작가의 발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우리의 집과 이웃들이 함초롬이 담긴 풍경들은 누구나 다시 돌아가고픈 그리움의 끝을 향하고 있다.
그곳이 품고 있는 아늑하고 따뜻한 정서가 컬러 사진과 함께 작가의 세련된 文彩(문채)에 담겨 마치 소설을 읽는 듯도 하다. 특히 각 지역을 아우르고 있는 집성촌을 돌며 다양한 씨와 본을 통해 한국의 씨족 문화의 근원을 찾아내 그 의미와 가치를 더하니 미처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학습서로도 충분하다.
신박한 아이템과 물상이 옛것을 뭉그러뜨리는 시대에 발품 팔아 우리 것을 애정하고 마음으로 품어 안은 작가의 노고가 새삼 감사하다.
사진 곳곳에서 손을 흔드는 순박한 우리 어머니들의 순진무구한 미소와 고적한 곳을 향해 선 다정한 사람들의 뒷모습조차도 한편의 글 이상이다. 경상도 쪽에 유독 이런 고택과 스토리를 품은 곳이 많다는 사실도 새롭다.
저자 김나현은 경남 거창 출생으로 2004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했다. ‘수필과비평문학상’ ‘정과정문학상’ ‘문정수필문학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바람의 말》 《화색이 돌다》 《다독이는 시간》 《풍경 한 폭》 등이 있으며 여행산문집 《비가 와도 좋았어》가 있다.
(김나현 저/ 수필과비평사/ 1만8000원)
이주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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