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5/6월호
부산로드투어 ⓵
-낙동강 벚꽃 30릿길
북구 구포대교 지점부터 강서구 명지 나들목까지 이어지는 강둑 벚나무 길이 있다. 남녀가 손잡고 걸어가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여겨질 그런 길. 바로 낙동강 둑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 30리 길이다.
이 길을 줄곧 따라가면 안동댐에 이른다. 곳곳에 선 안동댐까지의 거리 푯말을 보면 길을 따라 안동댐까지 가보고 싶어진다. 그 반대 방향인 사상구 삼락공원 쪽 둑길로도 벚나무 행렬은 이어진다. 황령산 순환도로 벚꽃길이 곡선으로 휘어지는 길이라면 낙동강 둑길은 곧게 뻗은 직선에 가깝다.
몇천 그루 벚나무가 늘어선 둑길을 지나다 보면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싶다. 꽃이 피지 않은 계절에는 말간 그대로, 벚꽃이 피면 그 운치란 게 말할 것도 없거니와, 꽃이 지고 연록의 싹이 돋으면 푸르른 기운으로 가슴 틔는 그런 길이다.
이 길을 올봄에만 세 번 다녀왔다. 다행스럽게도 둑길이 시작되는 강서구청역까지 가는 길이 지하철 구간이라 오가기에 수월했다. 강물 따라 나란히 뻗은 풍광 좋은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 목적이 컸다. 그 목적 외에 하동 십 리 벚꽃길보다 훨씬 긴 이 벚꽃 길을 꼭 가봐야겠다는 다짐도 컸다.
이곳이 벚나무 길이긴 하지만 벚나무만 있는 게 아니다. 대저생태공원과 맥도생태공원을 잇는 광활한 둔치가 잘 정비되어 있는 데다 난개발 같은 눈살 찌푸리는 곳도 없다. 이런 공원을 끼고 길을 가는 동안 혹 심심할세라 곳곳에 문학비도 세웠다. 쉬어가라는 정자도 여럿 지어놓았다. 그러나 정자가 없어도 상관없다. 깨끗한 그곳 어느 길바닥이나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 간식 먹으며 쉬어가면 된다. 햇살은 도심에서보다 따갑고 강바람은 쾌적하다. 챙 넓은 모자를 쓰고, 바람에 날릴세라 스카프로 동여매고는 마치 스포츠카를 탄 배우처럼 분위기를 냈다.
4월 첫 주쯤 대저생태공원은 온통 샛노란 들판이다. 드넓은 강변에 유채꽃이 만발한 때문이다. 녹색과 노란색이 얼마나 싱그러운지 사람들은 꽃을 찾아드는 나비처럼 꽃 으로 들어간다. 그 공원을 끼고 벚꽃 길은 이어진다. 쑥 캐는 아낙들이 삼삼오오 쑥을 캐는 모습이 봄날 정취를 돋운다. 만개한 봄의 정경에 절로 취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벚꽃축제도 열린다. 올해도<강서 낙동강변30리 벚꽃축제>가 열렸다. 3월 30일에서 4월 1일까지 대저생태공원 일원에서다. ‘벗이 되다. 꽃이 되다’라는 슬로건이 어떤 사람이 지었는지 멋스럽다. 벚꽃이 양쪽으로 늘어선 강둑길을 자전거로 달려보라. 야호, 하는 소리가 절로 터질 터이니. 어느 곳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카메라의 모델이 될 수도 있는 곳.
이제 벚꽃 다 지고 새잎이 속속 돋아날 때도 자전거로 달릴 생각이다.
단 이 쾌적한 길에 들기 전에 꼭 챙겨야 할 게 있다. 둑길 주변에는 식당도 카페도 가게도 없다. 꼭 간식을 챙겨갈 일이다. 따끈한 커피나 김밥, 과일 하나 정도 챙겨도 좋다. 정자에 올라 주변 경치 감상하며 먹어보라. 비록 복숭아꽃 만발한 낙원을 아니더라도 자연과 더불어 행복을 맘껏 누릴 것이다. 옆에 마음 맞는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찾아가는 길
도시철도- 3호선 강서구청역 하차
경전철- 대저역에서 도시철도 3호선 환승, 강서구청역 하차
시내버스-123, 124, 127, 128-1, 307번 강서구청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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